[담양신문] 박병두 수원영화인협회장 겸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의 시집 『해남 가는 길』에 수록된 150편의 시 중 사모곡 「어머니」가 산울림 김창훈의 곡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해남 가는 길』 속 사모곡 「어머니」

박병두 시인의 시집 『해남 가는 길』은 평범한 일상과 가족사를 바탕으로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서를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됐다. 그중 「어머니」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회한을 담은 사모곡이다.

“마른 가지처럼 야윈 어머니/그 주름진 손 한번/변변히 잡아드리지 못하고”라는 구절은 떠나는 자식의 미안함과 슬픔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또 “첫 월급 타서 내의 사드린다는 약속/미처 지키지 못하고/처음이자 마지막으로/누런 상여 옷 한 벌 해드렸네”라는 대목에서는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한 깊은 자책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깃털처럼 가벼워진 어머니/찬 땅에 누이고 돌아오니/하늘이 먼저 아시고/흰 이불 덮어주셨네”는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조용히 애도하는 마음을 전한다.

산울림 김창훈, 박병두 시인에게 시(詩)노래 ‘어머니’ 헌정

지난 6월, 박병두 시인의 모친 35주기 기일을 맞아 가족들과 광주로 향하던 길에서 산울림 김창훈은 시집 『해남 가는 길』의 사모곡 「어머니」를 받아 곡을 완성해 헌정했다.

이번 곡은 김창훈 특유의 서정적 멜로디와 통기타의 따뜻한 음색이 어우러져, 시인이 표현한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후회의 감정을 진솔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년간의 대작업, ‘시노래 1천 곡’ 프로젝트 완성

김창훈 작곡가는 2021년부터 4년간 한국 현대시 1천 편에 곡을 붙이는 ‘시(詩)노래 1천 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의 시노래 기념 앨범 발매와 에세이집 『그날 천둥이 내게로 왔다』 출간 콘서트가 이달 말 공식 오픈될 예정이다. 앨범에는 인송문학촌 입주작가 정지윤 시인의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고(故) 이어령 선생의 「정말 그럴 때가」 등 산울림의 정서와 감정이 조화를 이룬 10곡이 수록된다.

‘글을 토해내는 집’ 인송문학촌 토문재… 문학과 음악 잇는 인문예술 플랫폼으로

시노래 ‘어머니’는 한국 현대문학과 음악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박병두 시인의 섬세한 시어와 산울림 김창훈의 감성적 곡 해석이 만나 ‘시노래’라는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예술적 흐름은 인송문학촌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글을 토해내는 집’으로 불리는 창작공간 토문재는 문학, 음악, 예술 전반에 걸친 사유와 창작의 장을 제공하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표현하는 인문학적 실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산울림 김창훈은 오는 2025년 11월 1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거암 아트홀에서 ‘시노래 1천 곡’ 완성 기념 프로젝트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무대에는 박병두 시인의 「어머니」를 비롯해 정지윤, 정현종, 고(故) 이어령 선생 등 주요 시노래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문학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 인문예술 시도로 평가받으며, 한국 문학과 대중음악의 새로운 접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박병두 시인은 지난해 ‘프란츠 카프카 타계 100년’ 심포지엄과 ‘노벨문학상과 한국문학’ 심포지엄을 기획한 데 이어, 현재 김창훈과 함께 ‘문학과 영화, 음악의 만남’을 주제로 한 융합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박병두 인촌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시인

1964년 해남 출생. 한신대 문창과와 아주대 국문학과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방송작가와 소설가로 활동하며 수원시문화상, 전태일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고산문학상, 이동주문학상, 경기방송 경기인대상, 중부홍익대상, 제34회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그림자 밟기》,《인동초 김대중》, 여행서《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전라도 가는 길》등 총 12권의 저서가 있다.

현재 30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해남 땅끝마을로 귀향해 2천5백평 부지에 전통 한옥을 신축하고, 한국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김창훈 작곡가

산울림 김창훈 작곡가

1956년 출생.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업.

형 김창완, 故동생 김창익과 함께 1977년 산울림 1집 앨범 '아니 벌써'로 데뷔했다.
음반제작자이자 작곡가로 산울림과 김창훈과 블랙스톤즈에서 활동했다.

현재 뒤지버엔터앤컬처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