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기사 수정 2025.8. 10. 11:57]
전남 지역에서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 관련 도서가 공공도서관과 학교에 다수 비치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담양교육지원청이 해당 도서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전라남도 내 18개 공공도서관에서 리박스쿨 관련 교재가 발견되고, 장성 삼서중학교에서는 해당 도서를 강제로 구입하도록 한 사건까지 발생한 가운데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 18개 공공도서관·10개 학교에 리박스쿨 도서 비치

임형석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광양1)이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 초·중·고 10개 학교 도서관에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등 리박스쿨 추천 도서 26권이 비치돼 있으며, 일부는 실제 대출까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남도교육청 소속 8개 공공도서관에서도 동일한 도서들이 다수 발견됐다.

담양교육지원청, 리박스쿨 관련 도서 전량 폐기

담양교육지원청은 2020년과 2021년 하반기, 어린이 신간 도서리스트를 통해 리박스쿨 관련 도서를 각각 1권씩 구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이슈가 불거진 직후 학교도서관시스템(DLS, Digital Library System)에서 해당 도서를 블라인드 처리하고 현재는 전량 폐기한 상태다. 특히 담양 지역에서는 해당 도서의 대출 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사후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경애 담양교육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역사 왜곡 도서가 학교에 구입된 사실에 대해 저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각 학교 도서선정위원회의 운영과 검증 절차를 전면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교육장은 지난 4일 도내 8개 교육지원청 교육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여순사건 등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육적 실천 의지를 다졌으며, 부적절한 도서의 학교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남 전역, 전수조사 및 관리 필요성 커져

전국적으로 리박스쿨 소속 강사 43명이 5년간 57개 초등학교에 출강한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전남 지역 역시 지속적인 관리와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임형석 의원은 “여순사건의 직접 피해지역인 전남에서, 그 사건을 왜곡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극우 도서가 교육현장에 유입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전남 모든 교육지원청이 즉각 전수조사에 나서고, 문제 도서는 즉시 폐기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전 검증 시스템 시급”…교육계 목소리 높아져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서 구입과 교육 콘텐츠 선정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투명화와 검증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치적 편향성이 짙은 교재나 역사 왜곡 가능성이 있는 도서가 무분별하게 교육현장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교육계 인사는 “공교육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담양교육지원청의 신속한 대응이 타 지역 교육청에도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