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암막 스크린 납품 비리' 연루자 배우자 소유 한옥에서의 월세 거주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주택에서 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일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김대중 교육감이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언론 보도를 접하고, 진실 관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면 조속히 퇴거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전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미국 앨라배마주 트로이대학교에 위치한 '전남 글로컬 K-에듀 센터' 개소식 등의 공무로 출국했다가 이날 귀국했다. 귀국 후 즉시 관련 보도를 확인하고 퇴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한 계약’에서 ‘논란 시 퇴거’로 입장 변화

앞서 김 교육감 측은 “반려견을 기르기 위해 단독주택을 찾던 중 매물 현수막을 보고 계약한 단순한 우연”이라며 “집주인이 비리 연루자의 배우자인지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이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실 관계없이 논란이 된다면”이라는 표현에서 여전히 우연한 계약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계 “뒤늦은 조치, 근본적 반성 필요”

교육계는 김 교육감의 이사 결정을 뒤늦은 조치로 평가하며, 보다 근본적인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남의 한 중학교 교장은 “2년 넘게 거주하면서도 집주인이 누구인지 몰랐다는 해명부터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이제 와서 이사를 한다고 해서 도덕성 논란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남교총 관계자는 “교육감이 평소 강조해온 인성교육과 청렴성이 얼마나 공허한 구호였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단순히 이사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교육 신뢰도 회복이 과제

김 교육감의 이사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남교육에 대한 신뢰도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교육감은 현재까지 직접적인 공개 사과나 입장 발표는 하지 않고 있으며, 언제까지 이사를 완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의 개인적인 주거 이전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교육계와 시민사회는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