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전남 곡성의 섬진강이 올 가을 예술과 자연이 하나 되는 특별한 무대로 변신한다.

오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전남 곡성군 섬진강 일대에서 열리는 '2025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가 '섬진강별곡'을 주제로 개막을 앞두고 있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2002년 시작된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한국 실험예술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대표적인 국제예술제다. 홍대앞과 제주도를 거쳐 2021년부터 곡성에 터를 잡고 농촌문화와 예술의 융합을 시도해 왔다. 단순한 공연 축제를 넘어 인문적이고 철학적인 실험성을 바탕으로 지역과 세계,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섬진강 설화, 현대예술로 되살아나다

축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공연 '섬진강 두꺼비 & 도깨비 잔치'(10월 23일, 압록유원지)는 섬진강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부 '두꺼비 랩소디'는 희생과 구원의 상징인 두꺼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집단 의례 퍼포먼스로, 관객이 직접 참여해 기원을 봉헌하는 예술적 굿판이 펼쳐진다. 이어지는 2부 '도깨비 잔치'에서는 창극과 불쇼, 드론,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카니발이 장관을 이룬다.

도시와 농촌 잇는 친환경 퍼포먼스

이번 축제의 백미는 '화이트몹 퍼포먼스'다. 10월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곡성에 도착하는 이동 과정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된다. 참가자들은 기차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현지에서는 '섬진강 플로깅 퍼포먼스'팀과 합류해 카누와 카약을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벌인다.

자연 속 치유의 예술 체험

관음사 숲길에서 열리는 '숲에서 만나는 관음미소'(10월 24일)는 부토와 명상춤, 즉흥음악, 시낭송이 어우러지는 명상적 퍼포먼스다. 관객들은 고요한 숲에서 몸과 자연의 울림을 온몸으로 느끼며 예술이 곧 치유가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예술 놀이터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섬진강 도깨비 낮장'(10월 25일)은 도깨비마을을 배경으로 도깨비춤, 마술, 바디뮤직, 부토 체험을 제공한다. '동화정원의 동화세상'(10월 26일)은 10만 평 꽃밭을 무대로 음악·무용·마임·저글링·마술이 펼쳐져 아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심청어린이대축제와 연계해 진행된다.

노르웨이 작가 Kyuja Bae의 퍼포먼스

국제적 참여와 지역 연계

올해 축제에는 뉴질랜드, 노르웨이, 레바논, 일본, 태국, 프랑스, 한국 등 7개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일본의 부토 아티스트 텐메츠 토시와 노르웨이 무용가 배규자의 워크숍도 마련돼 있어 몸을 매개로 자연과 예술을 탐구하는 수행적 체험을 제공한다.

9월 23일부터 10월 27일까지는 'SIEAF 아카이브전'이 열려 지난해 주요 프로그램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한다. 마지막 날에는 '섬진강관광벨트와 문화예술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개최돼 예술과 생태문화관광의 접점을 모색한다.

농촌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상상력

주최 측은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농촌의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농촌을 새로운 상상력이 피어나는 터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환경적 실천과 철학적 사유를 동반한 예술적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전라남도와 곡성군이 후원하고 풀무원이 협찬한다.

■ 행사 개요

▪ 행사명 : 2025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 2025)
▪ 주 제 : 섬진강별곡(Seomjin River Rhapsody)
▪ 기 간: 2025년 10월 23일(목)~27일(월)
▪ 장 소: 전남 곡성군 섬진강 일대(압록유원지, 도깨비마을, 동화정원, 관음사 외)
▪ 후 원: 전라남도, 곡성군 / 협찬: 풀무원
▪ 참여국: 뉴질랜드, 노르웨이, 레바논, 일본, 태국, 프랑스, 한국